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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국교회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한국남녀수도자 장상연합회 행사위원회에서는
"평화를 향한 길 위에 있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주제로
"평화 순례 프로그램"을 마련하였습니다.
6차에 걸친 평화 순례 여정이 2025년 한 해 동안 진행되며
4월 21일(월)~22일(화) 1박2일에 걸친 1차 순례 여정을 공유합니다.
4월 21일 순례 첫째 날,
이른 아침 각 수도원을 출발한 수도자들은 11시 철원 국경선평화학교에 도착하여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DMZ~민통선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제2땅굴은 사진촬영금지 구역이라 입구에서 단체사진 한 컷 촬영]
순례의 첫 여정으로 방문한 제2땅굴은 1975년에 발견된 남침용 땅굴로
총길이 3.5Km 중 일반인이 견학할 수 있도록 공개된 곳은 입구부터 500m정도 입니다.
이 땅굴은 한국 전쟁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며, 동시에
한국 전쟁 이후 남북 관계의 긴장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땅굴 내부에는 병력 이동 통로, 무기고, 지하 병원, 식당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침의 기회를 엿보려했던 북한의 전쟁 준비 상태를 엿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땅굴 견학을 마치고 철원 평화전망대를 방문하였습니다.
북한의 땅을 눈 앞에서 바라보며 평화와 분단의 현실을 군사적 긴장감 속에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방문한 월정리역,
남북 분단의 비극이 생기기 전 경원선 철마가 잠시 쉬어가던 간이역이었습니다.
비무장지대 남쪽 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마지막 기차역입니다.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졌던 철의 삼각지대에 위치한 월정리역의 멈춰진 기차는
한국 분단의 역사를 표현하는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의 염원을 담은 월정리역의 "철마는 달리고 싶다" 문구 앞에서 한 컷]
이어진 코스는 철원의 (구)노동당사입니다.
1946년 북한의 조선로동당이 세운 3층짜리 건물로, 이곳 역시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국군이 격전을 벌였던 곳입니다.
건물 곳곳에 총탄과 포탄 자국이 남아 있으며
6.25 전쟁과 분단을 상징하는 건물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노동당사 건너편에 위치한 야트막한 소이산 정상에 오르면
널찍한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 그리고 건너편 북한의 평강고원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소이산 정상 평화전망대 데크에서 작은형제회 김상욱 요셉 신부 집전으로
민족화해기원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주님의 기도 때에는 모두 북녘 땅을 향해 손을 높이 쳐들고
평화를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를 드렸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마음이 북녘땅 끝까지 전달되었기를 소망하며
발걸음을 돌려 국경선평화학교로 귀원하여
조별 나눔과 아가페 시간으로 첫 날 하루 일정을 마무리해보았습니다.
4월 21일 순례 둘째 날,
국경선평화학교에서 아침 파견미사를 봉헌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였습니다.
강론 시간에는 국경선평화학교를 설립한 정진서 목사의 나눔이 있었습니다.
미사로 영적 힘을 얻은 우리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백마고지 전적지 순례를 하였습니다.
태극기가 도열한 길 끝에는 백마고지 위령비와 기념관과 전적비가 이어집니다.
백마고지는 해발 395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언덕과도 같은 산이지만
이 고지 하나를 빼앗기 위해 한국군과 중공군(한국전쟁에 참여한 중국인민지원군)이
약 2만여명이나 사망자를 낼 정도로 사투를 벌인 곳입니다.
1952년 10월 6일부터 열흘동안 24회나 고지의 주인이 바뀔 정도로
공방전이 심했고 결국 국군의 승리로 매듭지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위령비 앞에서 통일의 염원과 함께
그분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며 명복을 빌어 봅니다.
1박 2일의 짧은 순례 여정이었지만
평화를 향해 가는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발자국을 새겨 봅니다.
더불어
"희망과 평화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라는 공동 소명을 되새기며,
지구의 아픔을 알리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며 걸은 평화 순례의 길은
우리의 일상 안에서 지속될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평화의 순례자로 살아가는 모든 수도자들이
평화 순례를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자료제공: 한국남녀수도자 장상연합회 홍보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