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소식

성목요일 파스카 만찬

성모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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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목요일 파스카 예식
2025년 4월 17일(목) 오후5시

이스라엘이 민족의 역사를 돌아보며 행하던 파스카 예식에
우리 수도회를 이끌어주신 하느님의 강하신 손길을 기억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오후5시 파스카 예식을 하였습니다.



오늘의 예식에는 총원장 나 현오레지나 수녀님이 가장의 역할로 주례를 맡으셨습니다.
"포도를 가꾸어 얻게 하신 세상의 왕이시며 우리 주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총원장 수녀님의 첫번째 잔 축복에 맞춘 키두쉬(Kiddush, 거룩하게 함).

이스라엘인들의 에집트 종살이의 고통과 시련을 의미하는 잔,
또한 우리 공동체와 나 자신의 과거와 고통과 시련을 의미하는 잔이기도 합니다.


우레하쯔(Urehatz, 씻음), 거룩함의 표시인 손을 씻는 예식


누룩없는 빵과 음식에 강복을 하며...


쓴나물로 준비한 카르파스(Karpas, 채소)는
이스라엘 민족이 억압된 상태에서 흘린 눈물과 고통을 상징하는 소금물에 찍어 먹습니다.



야하쯔(Yahatz, 쪼갬), 각 식탁의 최연장자는 빵을 쪼개어 반쪽을 준비된 접시에 놓아둡니다.


이 빵은 이스라엘이 에집트 땅에서 먹었던 고통의 빵을 상징합니다.
가난한 이, 배고픈 이들과 음식을 함께 나누기 위해 남겨 둡니다.



하가다(Haggadah, 질문)와 마지드(Magid, 설명)
공동체의 막내인 지청원자매들의 질문과 총원장 수녀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밤은 왜 다른 모든 밤과 다른가요?"

"오늘밤은, 주 하느님께서 에집트의 종살이에서 고통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려고
그들의 집은 재앙으로부터 거르고 지나가셨음을 기억하는 밤이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우리 수도회가 6.25와 남북 분단, 이산의 아픔 속에서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질곡의 세월을 기억하기 위함이란다."


"오늘은 왜 다른 날과 달리 어린양을 잡나요?"

"어린양은 하느님께 드리는 과월절 제사를 의미하고,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름으로써 에집트에 내린 재앙에서
이스라엘 선조들의 집은 거르고 지나가시어 구원하신 것을 기억하기 위함이란다.
또한
우리 수도 공동체를 위해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목요안 신부님, 장 악니다 수녀님,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킴으로써 자매들이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북한에 남으신 수녀님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란다"



"다른 때는 누룩든 빵을 먹는데 오늘밤은 왜 누룩 안든 빵을 먹나요?"

"이스라엘 선조들은 에집트에서 급히 나오느라 먹을 것을 제대로 장만하지 못했기 때문에
누룩없는 빵 반죽으로 과자를 구워야했단다.
우리 수녀님들도 오직 기도서와 도시락 보따리만을 들고 급히 남으로 떠나셔야 했던
그때의 힘듦과 가난을 지금 우리가 체험하고 나누는 것이란다."




"오늘은 왜 이렇게 쓴 나물만을 먹나요?"

"이 쓴 나물은 에집트 종살이의 억압과 고통,
그리고 우리 수녀님들이 겪어야했던 인고의 세월을 기억하기 위함이란다."




"오늘밤은 왜 똑바로 앉아서 식사하지 않고, 비스듬히 누워서 먹나요?"

"이스라엘 선조들은 에집트의 노예였지만 지금은 자유인이 되었기에
자유인의 상징으로 그렇게 먹듯이,
우리도 시련 속에서 키워온 사랑을
예수님의 비장물에게 자유로이 나누는 복음의 증인이 되기 위함이란다"



나그네 등장
(약속의 땅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빵을 나눕니다)


즐거운 만찬 식사를 나눕니다.


엘리야를 환영하는 예식으로 엘리야의 잔을 채우고 문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



지난 시간의 소중한 기억은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나갈 힘을 줍니다.
설립 93주년을 맞는 우리 안에 하느님을 담고서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그분이 사랑하시는 주님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파스카 여정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 안에서 강하게 활동하시는 성령 안에서, 언제나 동행해 주시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과 함께,
우리 공동체가 교회의 생명력과 성덕에 이르는 축성생활의 열매를 맺도록
앞으로의 여정을 하느님께 맡겨 드립니다.


* * * * *

수도회는 격년으로
한 해는 주님만찬미사 중에 세족례를
다음 해에는 파스카 예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파스카 예식에는 수도회 거주사제인 송재남 알퐁소 신부님과 손님사제인 최연준 사도요한 신부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전체 파스카 예식 중 일부만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