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악한 영, 선한 영

151 2017.10.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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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영, 선한 영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Oct 13, 2017 · by 이기우 신부

| 요엘 1,13-15; 2,1-2   루카 11,15-26

 

요즘과 같은 과학시대에는 태풍이나 지진, 홍수나 가문 같은 자연재해를 두고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일은 없지만, 요엘 예언자 시대에 일어난 전무후무한 메뚜기 재앙은 그 시대인들의 가치관과 종교적 감성으로는 하느님께서 내리신 징벌로 여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축을 먹일 것이 없어지고 사람들도 먹을 것이 사라진 판에 하느님께 바칠 제물까지 없어진 이 재앙이 닥치자 사는 즐거움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분께 제사를 드리며 축복을 청하는 기쁨까지 없어져 버렸습니다. 여기서 생겨나는 종교적 자세는 단식을 선포하고 참회의 기도를 바침으로써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서 죽음과 불행의 땅에 생명과 기쁨을 내려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기는 올 여름에 닥친 커다란 자연재해 중에서 중남미 아메리카의 카리브 해 연안에서 연이어 불어닥친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여 생긴 결과로 해석하는 과학자들이 있는 것을 보면, 하느님과 연결짓지 않더라도 자연재해 속에도 인간이 환경과 생태계를 보전해야 할 반성적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보더라도 인간의 삶을 초토화시키는 자연재해는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태도를 반성하게 만드는 종교적 효과가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발작 증세를 보이거나 말을 못 하거나 귀가 막혀 버린 신체상태에 대해서도 마귀 들림 현상으로 보는 일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서 사람들을 도와주셨습니다만, 바리사이를 비롯한 적대자들은 그런 예수님의 신통한 능력을 시기한 나머지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라는 고약한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예수님에게서 나오는 영적인 힘을 악령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는 사악한 작태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태 진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셨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리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서 그 뿌리에 있는 영적인 차원을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주목할 것은, 더러운 영에 걸렸다가 구마의 은총을 받은 사람이 예수님 편에 적극적으로 서지 않으면, 즉 선한 영으로 이끄심을 받지 못하면 더 악한 영 일곱이 들어와 처음의 형편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신 점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이 말씀에 따라 견진성사에서 성령의 일곱 은사를 신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악한 영 일곱을 제압할 수 있는 선한 영 일곱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슬기의 영입니다. 세상만사와 인간사를 주관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깨닫는 은사를 줍니다.

그 다음 통달의 영입니다. 하느님께서 조성하신 모든 피조물들이 일으키는 작용 속에서 하느님께서 섭리하신 이치를 깨닫는 은사를 줍니다.

그리고 의견의 은사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선한 결과를 가져올른지 아니면 악한 결과를 가져올른지를 알아차리는 은사입니다.

또한 지식의 은사는 만나는 사람이든 닥치는 사건이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믿어야 하는지 아니면 믿지 말아야 하는지를 식별케 해 주는 은사입니다. 이 네 가지 은사가 인간의 지성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의지에 관련되어 있는 나머지 세 가지 은사는 이렇습니다:

굳셈의 은사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내어 하느님 앞에 나아가게 해 주는 은사입니다.

효경의 은사는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의 아버지이시므로 우리는 그분께 자녀된 효성을 바쳐야 함을 깨달아 모든 사람을 형제 자매로 여기는 인본주의적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은사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외심의 은사는 이제까지 언급된 여섯 가지 은사를 다 받아서 매사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식별하고 처신할 수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아서 결과로 나타나는 하느님의 뜻을 경외심을 가지고 받아들이게 하는 은사입니다. 

 

 

우리 민족이 불신과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마귀의 지배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사회가 권력으로 약한 이들을 억누르고 자본으로 가난한 이들을 괴롭히는 마귀의 지배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도 선한 영으로 충만하여 민족과 사회에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불어넣는 주님의 도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기우 사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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